December 23, 2008

해외 취업을 위한 몇 가지 충고

해외 취업을 위한 몇 가지 충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십계명’은 아니지만, 외국에서 폼 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면 다음의 충고를 눈여겨 보길. 내 나라에서도 어렵기 짝이 없다는 취직이 어디 남의 나라라고 쉽겠는가.

- 마음 단단히 먹자.

요즘 ‘해외 취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 연초의 뉴스에 오랜만에 고무되었을 것이다. 해외에서 한국인이 취업할 가능성이 높은일자리 수요를 체크한 결과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모두 81만여 명의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니 말이다(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내민 공식적인 자료다). 해외 취업이 단순히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었구나 하고 안심했는지? 미안하지만 당신에게만뜬구름이 될 수도 있다. 해외 취업도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다.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 말이다.

- 목적을 분명히 세우자

왜 해외에 나가려 하는가? 국내 취업률이 바닥을 친다는 이유라면 미련 없이 포기하자. 말이라도 완벽하게 통하는 여기가 낫다. 능력있는 사람만 지원하길. 해외 취업은 기본적으로 힘들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해야 한다. 다만 남들과 차별화된 경력을 쌓고 싶거나 다른 길을 걷고 싶다면 도전해보도록. 결혼 전 한 번이라도 해외에 거주해보는 게 소원이라면,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이 목적이라면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 자격을 갖춰라 1 - 언어

어려운 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www.worldjob.or.kr)에 해외 구직 등록을 한 신청자 수는 연말 기준3만3천6백여 명. 그러나 성공한 이들은 5백50명 정도에 불과했다. 공단에만 책임을 전가하기에는 구직자들의 능력이 지나치게 미비하다. 특히 어학 실력.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 지원부 이재일 씨는 이렇게 말한다. “등록 자격에 제한을 두지는 않아요. 그런데 현지어를 구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신청서를 낼 수 있는 거죠?” 갑갑한 얘기다. 혹시 ‘난 외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나? 어디 당신뿐이겠는가. 해외 취업을 노린다면 ‘외국어 좀 한다’는 이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러나 관건은 ‘생활 영어’가 아닌 ‘비즈니스 영어’다. 적어도 내가 지원할 업무와 관련된 전문 용어들은 미리 습득해야 한다. 이렇듯 스스로에 대한 점검 없이 지원하므로 해외 취업 경쟁률은 허수가 많다. 뒤집어 말하면, 능력만 있으면 기회는 많다는 얘기다.

- 자격을 갖춰라 2 - 나이, 문화 적응도, 경력

그러나 ‘어학’에만 치중하다 보면 정작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놓칠 수도 있다. 우선 비자 문제 등 해외 취업에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특히 교수, 연구원, 의사, 간호사, 정보 통신 분야 기술자 등을 노린다면 전문직 취업 비자 발급 조건에 부족함 없는 높은 경력 수준, 최소 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한다(전문대 졸업생의 경우 일정 기간의 직무 경력을 학사 학위로 인정받기도 한다). 나이는? ‘만 20세 이상인 자 또는 만 18세 이상 만 20세 미만으로서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자’가 정부의 국외 취업구직 등록 자격이다. 다행히 상한선은 없다. 직종만 보고 좋아라 갔다가 그 나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떠나기 전이야괜찮다며 큰소리치겠지만, 의외로 심각한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6개월 정도 경력을 쌓아 가는 것은 어떨까? ‘대다수 외국 기업체는적어도 1년 이상의 관련 직무 경력을 가진 인력을 요구한다’는 것이 정설이므로. 믿을 만한 업체와 프로그램을 선택하라

해외 취업을 준비할 정도라면 각종 취업 사이트에서 알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소신껏 지원하는 발빠른 스타일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특별한 업체만 찾다가는 미끄럼 타기 십상이다. 민간 업체는 신중히 골라야 한다. 특히 인턴의 경우 원하는 대로 보내주겠다는 광고에 속지 말자. 해당 국가의 ‘배당’에 달려 있는데도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낸 세금을 상반기에만 3백50억원 투입해4천4백80명의 청년 해외 취업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최근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해외취업지원제도의 경우 해외봉사단을 제외하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어떻게 지원해 주나? 해외 취업의 경우 1인당 최고 4백만원씩 직종별 교육비를 지원해주며 해외 인턴은 항공료와 체재비 일부를 1인당 최고 6백만원까지 대준다. 물론 분야별로 골고루. 이제 대학교나 학원 등에 각종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 공고가 붙는다면 정부의 지원 여부를 확인하자. 타 기관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반드시 연수 수료생의 50퍼센트 이상을 6개월 이내에 해외 취업으로 연계시켜야 한다니 더욱 안심이다.

- 사무직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IT 분야 종사자, 자동차 설계 엔지니어, 간호사,… 해외 취업 성공 사례가 기술직에만 국한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극복하기는 어려운문제다. 그 땅에서 나고 자란 교포들에게도 넘기 힘든 높은 장벽이다. 특히 인사, 회계 등 다소 민감한 분야는 그 어떤 나라도 외국인에게 자리를 내줄 마음이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중국 비즈니스 전문가’. 그러나 이 경우는 중국 현지에 한국 기업이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중국어에 능통하며 무역, 경영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다만 최소한 연봉 두 배가 보장되는데도 중국에서는 못 살겠다며 한국을 택한 선배들이 적지 않다는 것만 기억해두길.

- 인턴 경험을 쌓자그래도 사무직을 고집하겠다면 취직이 아닌 인턴십에 눈을 돌리자. 인턴의 자격 요건은 대졸 미취업자. 앞서 말했듯 회사를 배정받는시스템이다. 해외 유수 기업들이 굳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운영하는 까닭은 ‘회사 이미지 제고’. 따라서 현지 취업으로 연계될 확률은 적다. 현장 실습 경험이 국내 취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낫다. 다만 요즘 일본의 IT 분야, 중국의 제조 공장 경영분야 등에서의 인턴십은 보다 전망이 밝다. 현지 한국투자기업들이 많아 정규직 취업으로 연결될 경우의 수가 높다. 무급 인턴이라고우습게 보지 말 것. 경쟁률이 치열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할 경우 항공권이 지원되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숙박비까지 지원되며,중국과 일본은 급여와 숙박 모두 지원되는 등 나라마다 혜택이 다르다. 호스피탈리티, 호텔 관련 직종은 대부분 유급. 호텔 인턴은 전공보다 언어 구사 능력과 외모를 중시한다. 대신 하는 일이 대개 불명확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6개월 인턴십에 도전한 1기대상자들이 떠난 시점은 작년 3월. 아직 현지에서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있고, 돌아온 이들은 현재 구직 상태다. 홈페이지에 다양한‘수기’가 뜨기를 기다리자.

- 나라별 가능성 있는 직종을 뚫어라물론 국가별로 취업률을 따진다면 가까운 나라 일본이 1위다. 그러나 나라보다 중요한 것은 ‘직종’. 해외 취업 경험이 앞으로의 경력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라마다 빈 자리가 분명히 있다. 그 틈을 파고 들어야 한다.

● 미국, 캐나다 현재 50만 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 정보 및 기술(IT) 분야는 2010년까지 매년 25만명의 인력이 필요하고, 간호사는 올해만 12만 5천 명이 모자란다. 간호보조사, 물리치료사, 치기공사 등도 5만 명 정도 부족하다. 초·중·고 교사도 15만 명 이상 부족하다. 과목은 수학 및 과학 쪽.

● 일본 IT 분야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 올해 소프트웨어 기술자 3만 명을 수입한다. 이 밖에도 자동차 설계 기술자, 컴퓨터 디자인(CAD) 기술자, 섬유 디자이너,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한 상태다.

● 중국 3만 5천여 개의 한국 기업에서 중국어 구사 능력은 물론 무역 등 비즈니스 전문 지식을 갖춘 이들을 찾고 있다.

● 동남아 불법 체류를 막고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 고용 허가제’를 도입하면서, 현지 6~7개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한국어강사가 필요하다. 1백만 명의 동남아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하려면 기본적으로 한국어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 중동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국가는 종교적인 문제로 여자들이 서비스업 등에 종사할 수 없어 현재 2만 명가량의 항공 승무원, 간호사, 호텔 종사자 등이 필요하다. 특히 항공 승무원의 경우 고도의 훈련을 받고 언어 능력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구직자들의 취업률이 높은 편이다.

● 유럽 서유럽의 경우 IT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15만 명 이상 부족하다. 동유럽 국가가 ‘틈새시장’이라는 설도 있지만 아직은 걸리는 부분이 많다. 취업 비자 문제부터 고용 형태(정규직 여부), 급여 수준에 이르기까지 기본 사항이 충족되기가 쉽지 않다.비영어권 국가가 대부분이라 언어 문제도 큰 걸림돌이다.

● 중남미 적지 않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한국인도 꽤 많다. 그러나 동유럽과 마찬가지로 비자 형태, 급여문제 등을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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