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1, 2008

실속파 해치백 VW Golf 2.0 GL

VW Golf 2.0 GL

실속파 해치백 VW Golf 2.0 GL

VW의 베스트셀러이자 중핵인 4세대 골프.
2.0리터 115마력 엔진에 4단 AT는 실제 주행영역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정평있는 서스펜션은 코너링과 고속주행에서 운전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GTi가 스피드를 즐기는 마니아를 위한 차라면 2.0 GL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일반 오너들에게 어울리는 모델이다.

골프Ⅳ의 등장은 97년 가을이지만 국내에 소개된 것은 2000년 부터다. 골프 1.8 GTi에 이어 이달부터는 2.0 GL이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사실 한국에서 폴크스바겐 차라고 하면 비틀과 뉴비틀에 대한 인상은 깊지만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면 골프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독일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는 골프에 대한 인지도가 엄청나다. 시대를 앞서간 해치백의 오리지널 골프는 사실 비틀의 후속으로 74년 탄생되어 83년 2세대, 91년 3세대, 그리고 4세대에 현재 6세대에 이르기까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비틀의 신화에 버금가는 기록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90년대 중반까지는 국내에도 3세대 골프가 판매되었지만 작은 체구와 튀지 않는 스타일은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지 못했다. 4세대로 진화한 골프도 얼핏보면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지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낮고 균형이 잘 잡힘 보디는 각진 부분을 부드럽게 다듬고 체구도 키웠다. 길이 129mm, 너비 40mm, 높이 4mm가 늘어났다. 원형 헤드램프가 타원형 바뀐 것은 3세대부터였는데, 4세대 모델에서는 안개등과 방향지시등까지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4가지 라이트를 한 곳으로 모아 클리어 렌즈로 마감한 것도 독특한 구성이다. 2박스 해치백의 기본인 짧은 앞뒤 오버행은 단단한 분위기를 낸다. 특히 루프라인에서 리어 휠 하우스까지 균형미 있게 내려앉은 널찍한 B필러가 매우 듬직해 보인다. 넓은 유리를 가진 뒷문은 후방 시야에 큰 도움이 된다.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VW에서는 100% 양면 아연도금 강판을 이용해 차체 부식에 대한 보증기간이 12년이나 된다. 페인트와 왁스도 수성을 사용한다. 또한 레이저 용접기술을 사용한 고강성 보디는 각 부분 이음매 간격이 좁고 일정하다는 점에서 신뢰감을 더해준다. 실내에 들어서면 구형보다 감성 품질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잊지 않은 것은 특유의 견고함이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재질과 버튼 하나하나, 기어 레버의 움직임, 시트 조절, 그리고 컵 홀더와 수납함이 열리는 동작을 봐도 그렇다. 게다가 골프Ⅳ부터는 시트에 내장된 사이드 에어백이 표준 장비로 채택되어 있다. 시트는 슬라이딩과 리크라이닝, 그리고 높낮이 조절까지 모두 수동이지만 빈틈없는 견고함이 매력이다. 레카로 스포츠 시트를 사용하는 GTi에 비하면 코너에서의 지지력은 조금 떨어져도 일반 오너들이 사용하기엔 더 편안할 것이다. 또 스티어링 컬럼 아래 레버를 내리면 틸팅과 텔레스코픽이 모두 가능해 어떤 체형이든 시트 포지션을 잡기 쉽다. 뒷좌석은 60:40 분할식이며, 폴딩 기능을 갖고 있다. 방석 부분을 들추고 등받이를 눕히면 트렁크 공간은 330리터에서 1,184리터로 늘어난다. 그러나 눕힌 등받이는 트렁크 바닥보다 높아 평평하게 맞춰주는 요즘 차들과는 차이가 있다. 대시보드가 낮아져 전체적으로 공간이 커 보이고, 전방 시야도 넓다. 특히 야간 드라이브에서 이 차는 운전의 재미를 안겨준다. 계기판과 오디오, 에어컨의 디스플레이가 파란색으로 바뀌며, 탁 트인 시야는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항해 잔뜩 몸을 기울이고 있어 비상등을 켜거나 라디오를 틀거나, 에어컨을 조절할 때도 다른 큰 차들처럼 먼 곳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 핸들을 잡은 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스위치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행영역에 맞춘 파워트레인 밸런스에 중심 둔 기민한 움직임이 매력 골프에는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다양한 터보에 이르기까지 14가지 엔진 베리에이션이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는 150마력 1.8 터보 엔진을 얹은 GTi와 2.0GL이 수입됐다. 아우디 A3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2.0리터 엔진은 골프에만 채택된 것이다. 2.0 GL의 파워 트레인과 러닝기어는 나름대로 스포티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15ps/5,200rpm, 최대토크는 17.3kgm/2,400rpm이며, 트랜스미션은 4단 AT를 탑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밸브 시트가 큰 크로스 플로 엔진이라 흡배기 효율이 좋은데, 어딘가 모르게 골프 GTi를 유명하게 했던 VR6와 닮은 점도 있다. VR6는 직렬 6기통 엔진이며, SOHC이면서도 고회전영역에서의 능력이 뛰어났다. 2.0리터 엔진도 수치상으로 중저회전에 중점을 두었지만, 고회전에서의 파워도 상당한 편이다. 이는 롱스트로크 타입이라는 엔진 특성과 기어비 설정 덕분이라고 본다. 최대토크 지점인 2,400rpm에서 4단으로 90km/h를 낸다. 대개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의 경우 80∼110km/h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주행영역에 초점을 맞춘 타입이라 하겠다. 덩치만 크고 실제로 도심 언덕에서 낑낑대는 차들이 많은데 이 차는 정 반대다. 평상시 토크가 가장 높은 시점에서 기분좋게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심에서의 경제성이 높은 세팅이다. 요즘의 일반적인 4단 AT는 정속 주행할 경우 2,500rpm 이하에서 100km/h로 달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 차는 2,800rpm에서 100km/h를 마크한다. 역으로 얘기하면 기어비가 큰 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가속감이 좋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와인딩 로드에서 파워를 유지하며 달리고 싶을 때는 수동처럼 사용해도 된다. 기어 레버를 이용해 2-3단 변속은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최고출력 포인트인 5,200rpm을 기준으로 스피드를 카운트 해봤다. 1단 50km/h, 2단 95km/h 부근, 3단 140km/h, 4단은 190km/h 가까이 다가선다. 약간 오르막이었음에도 힘에 여유가 있다. 결국 4단에서도 엔진의 출력을 거의 최대한 사용한다는 얘기이며, 상대적으로 4단 기어가 담당하는 영역이 넓다고 하겠다. 골프 서스펜션의 명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분이다. 전통대로 앞은 맥퍼슨 스트럿을 썼고, 뒤는 토션빔 액슬에 트레일링 암 방식으로 댐퍼와 스프링을 분리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기민한 움직임을 위한 감각이 발달되어 있다는 점. 지상고가 110mm로 매우 낮고, 차도 작은 편이라 코너링이나 레인체인지 동작에서 안정감이 높다. 무게 배분으로 따지면 VR6보다 유리할 것이다.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짧으면서도 노면의 큰 충격에 강하고 간결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요철구간이나 높은 둔덕을 넘을 때도 여진이 적고 재빨리 자세를 잡는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이 떨어지지 않는데, 이런 움직임은 분명 차체 강성이 받쳐주어야 가능한 것이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고속주행에서도 이 작은 차의 모션에 흐트러짐이 없었다는 점이다. 믿음직한 브레이크도 마음에 든다. 예상대로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차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밸런스가 없는 퍼포먼스는 위험한 장난에 불과하다’는 얘기는 폴크스바겐이 주장하는 자동차 철학 가운데 하나다. 골프 역시 이런 점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는 진정한 자동차의 의미, 그리고 VW의 차 만들기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소비자들의 눈을 유혹할만큼 화려한 구석이 없고, 작은 체구와 다소 거친 듯한 배기음이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다. 그러나 실용성과 숨은 실력, 탁 트인 시야, 무난한 스타일 등은 골프의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틀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골프가 훨씬 마음에 든다. 골프는 결코 폼으로 타는 차는 아니다. 그렇지만 금방 싫증나는 타입도 아니다. 화려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오래 타면 탈수록 안정감이 느껴지고, 운전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아마 VW차의 공통점일 것이다. 새로 수입된 골프 2.0 GL은 안전사양이나 엔진 트랜스미션, 그리고 약간의 편의사양만 조금 떨어질 뿐 1.8 터보 GTi에 비해 특별하게 빠지는 부분이 없다. 로고와 휠 타이어 사이즈를 제외하면 외형상 구분하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일단 4단 AT와 전자동 에어컨 같은 편의사양을 보면 오히려 일반 오너들에게 어울리는 모델이다.

주요제원 골프 2.0 GL 직렬 4기통/SOHC 2 1,984 115/5,200 17.3/2,400 82.5×92.8 10.5:1 4,149×1,735×1,444 2,511 1,513/1,494 1,175 5 5.45 192 11.7 - 55 - 4AT 2.71/1.44/1.00 0.74/ - /2.88 4.43 FF 랙 & 피니언 스트럿/토션 빔, 트레일링 암 V디스크/디스크 195/65R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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