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치우친 영어보다 유창한 영어 필요
캐나다와 한국에서 12년간 활동 경력을 가진 ESL교사 자넷 로이츠(Roitz)씨에 따르면 영어를 제2 언어로 배우는 사람이 ‘유창한(fluent)’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는데 약 7년 정도 훈련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사람들은 서둘러서 레벨을 올리려 하기 때문에 대부분 과정은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에 맞춰져 있다.
한국인들은 실생활 영어보다 자격증 영어 또는 점수를 위한 영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서두르는 경향이 더 심하다. 심지어 영어로 학습하기 위한 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는 공립학교 ESL과정의 ‘레벨’을 무조건 뛰어넘는 것에만 집중하는 학부모의 성향도 있다. 로이츠씨는 적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가 “영어 실력보다 영어 점수와 레벨숫자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꼬집었다. 점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지만 점수에 워낙 연연하다 보니 능력이상의 점수를 받는 방법에 익숙한 학생들을 가끔 본다고 답했다. 로이츠씨는 이 결과 학교나 학원에서 제공하는 과정을 높은 성적으로 수료하고도 영어실력의 부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최고 수준을 수료하고도 영어에 감을 잡았다는 정도면 문제가 있다”며 “특히 어린 학생들은 레벨 뛰어넘기가 목표가 아닌 학습능력 배양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득점에 중점을 둔 학습이 고등학교나 대입까지는 어느 정도 통하지만 유창한 영어로 공부해야 하는 대학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 고등학교까지는 비교적 문제유형 등을 분석해 접근하는 방법으로 점수를 높일 수도 있지만 대학공부는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배경으로 지식을 쌓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츠씨는 점수를 위한 영어보다 유창한 영어를 목표로 삼으라고 충고했다. 그녀는 “언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것은 말하기뿐만 아니라 읽고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능력(reading & comprehension)과 말의 속뜻을 추론(inference)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영어에는 수많은 직유(similes)와 은유(metaphor), 반의어(antonyms)와 동의어(synonyms)를 이용한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북미주에 거주하는 ESL학생들은 말하기는 비교적 빨리 익히지만 읽기와 포괄적 이해능력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미국 ESL 교사출신 샤리 콴-리오스(Quan-Rios)씨는 말은 하나 종합적인 읽기 능력이 부족한 6학년 학생이 책과 함께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어휘력과 쓰기 능력을 늘린 사례를 통해 오디오북 사용을 권하고 있다. 오디오북은 각 지역 도서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직접 내려받아 듣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다. 캐나다 국내에도 인터넷을 통한 무료 오디오북 도서관 설립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 도서관이 부대서비스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뿐 대규모 도서관은 아직 없는 상태다.
최근 애플사의 아이포드 시리즈나 한국산 아이리버(iRiver) 등 휴대용 음악재생기기가 인기를 끌면서 오디오북 가지 수와 종류도 크게 늘어나 베스트셀러들도 대부분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다. 오디오북을 들으면 눈 읽기로는 파악하기 힘든 문장의 강세나 음절을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습효과를 높이려면 오디오북과 글을 함께 읽는 것이 권장된다.
◇무료 오디오북을 내려받을 수 있는 곳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gutenberg.org 2만5000건의 무료 영문서적과 일부 사람이 읽은 오디오북을 내려 받을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컴퓨터가 읽은(computer-generated) 오디오북은 일부 발음이 부정확하다.
라이브리박스: librivox.org 자원봉사자들이 읽은 다양한 저작권공개(저작권소멸) 작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상당수의 고전과 동화들은 저작권공개 작품에 해당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텔테일 위클리: telltaleweekly.org 무료 오디오북 도서관 마련을 위해 오디오북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더 스포큰 알렉산드리아 프로젝트’를 통해 일부 오디오북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심플리오디오북스: simplyaudiobooks.ca 오디오북 판매웹사이트로 매달 1권의 오디오북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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